《능가경》 제1품: 바라문 악귀가 청한 장
《능가경》 제1품: 바라문 악귀가 청한 장
서두
거룩한 《능가경》 대승경.
한때 세존께서는 랑카(능가)라는 성스러운 도시에 계셨습니다. 그것은 바다 가운데 자리잡은, 보석으로 장엄하고 갖가지 꽃들로 장식된 아름다운 산이었습니다. 그곳에는 수많은 비구들과 대보살들, 선정과 지혜, 신통력과 위신력을 지닌 자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그 보살들은 온갖 중생의 마음과 몸, 성품, 계율, 성향 등을 통찰하고 다섯 법과 자성, 인식, 무아 이치를 깨달은 대보살들의 무리였습니다. 그들은 하나의 방편으로 자리를 같이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용왕의 궁전에서 일곱 날 머무르셨고, 그곳에서 여러 하늘 존재들과 용녀들, 범천과 함께 능가산 정상으로 올라오셨습니다. 이 능가산은 과거의 여러 여래들께서 지혜로 법을 설하신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무상정등각을 성취하신 분들이며, 스스로 깨달은 이들, 성문, 외도들의 영역을 초월한 이치들을 설파하셨습니다.
이제 세존께서는 역시 같은 이유로, 바라문의 악귀를 위해 법을 설하시기 위해 능가산에 올라오신 것입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수많은 범천들과 성스러운 존재들, 그리고 천 명의 용의 딸들이 모신 가운데, 그들을 앞세우고 바다의 파도를 굽어보시며,
아뢰야식의 바다로 들어가는 식(識)의 바람을 타고, 그들의 마음이 일어나도록 바라보셨습니다.
그 뜻은 법을 설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말씀을 들은 뒤, 나는 세존께 예배드리고, 능가산으로 올라가시기를 청하였습니다.
그것은 나와 천상 및 인간들에게 장구한 시간 동안 이익과 행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나는 주변 동료들과 함께, 꽃으로 장엄된 끝없는 전각으로 들어가,
거기에서 이미 도착해 계신 세존과 그 따르신 이들과 함께,
그 전각 안으로 내려앉은 뒤, 북과 악기로 장엄한 예배를 드리며,
세존께 세 번 예배하고, 장대한 말로 찬탄을 드렸습니다.
찬탄의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마음의 본성 그대로가 법의 보배이니,
나 없음과 분별 없음, 때묻음 없는 이치로,
각자의 자성지(自性智)를 드러내시는 분이여,
법의 이치를 가르쳐 주소서, 세상의 수호자여.
공덕의 법으로 원만히 모아진 몸을 지닌 분이시며,
열반의 환신(化身)으로 여러 세계에 출현하신 이시여,
자각지(自覺智)로 법을 기뻐하시는 분,
지금 이 능가에 오신 때이니 설해 주소서.
예로부터 이 능가에는 부처님들과 그 자손들이
신묘한 몸으로 머물러 계셨나이다.
바라건대, 세상의 수호자시여, 거기에서 법을 설해 주소서.
몸 많은 악귀들도 모두 그 법문을 듣게 하소서.”
이와 같이, 능가의 주인 악귀와 그 따르는 무리들은 타타가타의 경지를 노래로 찬탄하며, 다시 게송으로 찬송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