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의 '6가지 근본번뇌'에 이어, 오늘은 그 뿌리에서 가지쳐 나와 우리 일상을 어지럽히는 수번뇌(隨煩惱)의 구절을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살다 보면 남을 속이거나, 괜한 우월감에 빠지거나, 마음이 산만해지고 게을러질 때가 있습니다. 유식학(唯識學)에서는 이런 마음의 상태를 '수번뇌(근본번뇌를 따라 일어나는 파생 번뇌)'로 설명합니다.
세친 보살의 《유식삼십송(唯識三十頌)》에 나오는 게송을 통해 내 마음의 섬세한 변화들을 알아차려 볼까요?
📜 《유식삼십송》 수번뇌 구절
誑諂與害憍 無慚及無愧 (광첨여해교 무참급무괴)
掉擧與惛沈 不信幷懈怠 (도거여혼침 불신병해태)
[해설]
속임(誑)과 아첨(諂), 해침(害)과 교만(憍),
스스로 부끄러워함이 없음(無慚) 및 남에게 부끄러워함이 없음(無愧),
들뜸(掉擧)과 혼침(惛沈), 불신(不信) 그리고 해태(懈怠; 게으름)이니라.
🍂 마음을 어지럽히는 10가지 수번뇌 알아보기
게송에 등장하는 이 마음작용들은 우리 일상에서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는 마음의 장애물들입니다.
1. 광(誑) | 기만과 속임
이익이나 명예를 얻기 위해 거짓으로 자신을 꾸미거나 타인을 속이는 마음입니다.
2. 첨(諂) | 아첨과 아부
자신의 허물을 숨기거나 잘 보이기 위해 진실하지 못하게 남에게 맞추고 아부하는 마음입니다.
3. 해(害) | 해침과 잔인함
다른 생명이나 사람에게 자비심 없이 상처를 주거나 해를 가하려는 마음입니다. (선심소인 '불해'의 반대)
4. 교(憍) | 교만과 우월감
자신의 장점, 재능, 부, 지위 등에 집착하여 스스로에게 도취되고 오만해지는 마음입니다.
5. 무참(無慚) | 무양심 (스스로 부끄러움이 없음)
자신의 그릇된 행동이나 허물에 대해 스스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6. 무괴(無愧) | 파렴치 (세상에 부끄러움이 없음)
타인의 시선이나 세간의 도덕적 기준을 무시하고, 악행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7. 도거(掉擧) | 들뜸과 산만함
마음이 고요하지 못하고 과거의 즐거웠던 일이나 욕망에 끌려 두둥실 떠있듯 산만해지는 상태입니다.
8. 혼침(惛沈) | 무기력과 침체
마음이 어둡고 무거워져 감각이 둔해지고 졸음에 빠지거나 무기력해지는 상태입니다.
9. 불신(不信) | 불신과 거부
진리나 선한 가치, 혹은 자신의 성장 가능성을 믿지 못하고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마음입니다.
10. 해태(懈怠) | 게으름과 태만
선한 일이나 마음 공부를 게을리하고, 편안함이나 욕망에 안주하려는 태만한 마음입니다.
💡 마음의 균형 잡기: 들뜸(도거)과 침체(혼침) 사이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흔히 겪는 마음의 상태는 바로 들뜸(도거)과 무기력(혼침)입니다.
- 마음이 들뜨고 산만할 때는 ➡️ 경안(安)과 행사(捨, 평정)를 통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야 합니다.
- 마음이 무겁고 게을러질 때는 ➡️ 근(勤, 정진)과 불방일(不放逸)의 에너지를 깨워 마음을 올려주어야 합니다.
내 마음이 지금 어느 쪽으로 치우쳐 있는지 깨닫고 알아차리는 것(覺)만으로도, 번뇌는 제자리를 찾아 고요해집니다.
오늘 하루도 내 마음의 변화를 가만히 살피며, 맑고 고요한 평정심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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